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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학

[음악학]고음악3. 1750년 이전의 음악은 기독교 전례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교회를 위한 음악

 

  1600년 이전부터 악보로 기록된 음악의 대부분은 기독교 교회를 위한 것이었다. 실제로 최초로 기보된 음악도 기독교 예식의 부분으로서 노래된 단성성가이다. 이러한 종교적인 작품들은 기독교 전례와 교회력의 맥락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중세 이래로 서유럽의 기독교 전례와 교회력의 맥락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중세 이래로 서유럽의 기독교 예배에는 두 가지 주요 형태가 있었다. 하루 중 정해진 시간에 시편 낭송에 비중을 두고 행해진 일련의 기도 모임인 성무일도와 예수의 최우의 만찬을 재연하는 전례인 미사가 그것이다. 이 두 가지 예배 유형에는 정해진 가사로 노래하는 통상문과 교회력에 따라 변하는 고유문이 포함되어 있다. 교회력은 재림일 첫 일요일에서 시작된다.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 전에 참회하는 기간인 재림절이 오고,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는 부활절 전에 참회하는 기간인 사순절이 온다. 또한 그리스도의 생애에서 하늘로 승천하거나 산 위에서 그리스도가 광채가 나는 얼굴로 변한것과 같은 특별한 사건을 기념하기 위한 축일들이 있다. 그 외에도 성인들을 기념하기 위한 많은 축일들이 있다.

  성무일도는 수도원에서 하루 내내 기도와 찬양을 드리던 방식에서 유래했다. 수도원에서는 하루에 새벽기도, 아침기도, 1시경, 3시경, 6시경, 9시경, 저녁기도, 끝기도 등 8번의 예배를 드렸다. 이 8번의 예배 중에서 아침기도와 저녁기도가 가장 길었으며 음악의 비중도 컸다. 예를 들어 저녁기도는 교독문과 그에 대한 응창[주님 저를 도우사]로 시작하는데, 거기에는 항상 마니피캇 찬미가가 포함되었고, 그날에 맞는 일련의 시편송도 있었다.

  중세 교회의 미사에서 대부분은 단성성가로, 즉 반주가 없는 유니즌의 단선율로 불렸다. 성사란 예배의 가사를 강조하고 의례의 의미를 고양시키는 수단이었다. 몇몇 성가는 성가대에게 할당되었고, 또 몇몇은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가 불렀다. 성가 선율 스타일은 누가 어떤 예배 순서에서 부르는가에 달려있다. 가장 간단한 성가들은 집전 사제가 부른다. 이것은 기도와 성경 읽기를 위한 낭송 형식으로, 주로 하나의 음으로, 또는 각행의 끝에서는 서로 붙어 있는 두 음으로 노래된다. 성무일도에서는 이와 비슷한 형식의 '시편창법'을 시편을 낭송할 때 사용했다. 반면 미사 통상문의 성가들은 성가대가 부르는데, 전반적으로 길고 구성도 정교하다. 키리에와 아뉴스 데이는 탄원기도이지만 글로리아와 상투스는 신의 위대함을 찬양하는내용이다. 고유문 중에서 성가대가 부르는 성가인 층계송과 알렐루야는 독창노래에 성가대가 답하는 식의 응창식 성가이다. 그중 성가대가 부르는 구절은 멜리스마와 선율적 반복이 있는데, 모든 성가 중에서 가장 화려한 후렴구 성가라고 할 수 있다.

  11세기에 이르는 동안 단성성가에 새로운 성부가 장식으로 첨가되었다. 이렇게 더해진 성부들은 즉흥 연주되었으나 몇몇 악보로 적혀진 예들도 전해진다. 디스칸트에서는 성부들이 음대음으로 진행되는 반면, 오르가눔 푸룸에서는 성가의 한 음을 끌고 있는 동안에 그 아래로 성부가 여러 음을 노래했다. 이렇게 성가를 장식하는 기법은 모테트라는 장르로 발전하게 되었다. 모테트의 테너는 단성성가의 한 부분에서 가져온 것이며, 여기에 더해진 하나 혹은 두 성부는 서로 다른 가사를 노래했다. 이들 성부의 가사는 종종 테너 가사를 해설하거나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비록 모테트가 전례를 장식하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 할지라도 13세기와 14세기에는 교회, 대성당, 대학, 궁정의 엘리트 지배계청의 오락용으로 불리기도 했다.

  중세시대에는 미사나 성무일도의 고유문 요소들이 가장 성스러운 다성음악으로 사용되었지만, 15세기와 16세기 작곡가들은 다성음악을 만드는 재료로 미사의 통상문을 선호했다. 아마도 그렇게 작곡된 작품들이 더 여러 상황에서 활용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대효적인 예는 팔레스트리나의 미사로 104개가 현존한다. 15세기 후반에 이르러서 모테트는 또 다시 전례용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성부간의 가사가 같아졌고, 그 가사를 주로 층계송이나 봉헌송 같은 고유문에서 가져왔으며, 음악이 그것을 더 생동감 있게 묘사했다. 가사를 묘사하려는 노력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명의 수사법과 언어 기법을 복원하고자 했던 르네상스 인본주의의 영향이었다.

  18세기 이전의 종교적 다성음악은 기독교 전례에서 유래했지만, 오늘날 이러한 곳들은 전례와 별개로 연주회나 CD로 감상된다. 팔레스트리나 미사는 5-6개의 합창 악장들로 되어 있으며 전체 길이가 20분 정도 되는데, 우리가 이것을 CD로 들을 때 그것이 일종의 16세기의 교향곡에 해당하는 음악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이들 악장들은 원래 성가, 성서 낭독, 기도, 제사 사이에 섞여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방송이나 CD로 이러한 전례적 맥락을 재구성해 본 시도들이 있었다. 거기에서는 종교적 다성음악에 맞추어 적절한 성가들을 부르고 행렬, 오르간 음악, 교회 종까지 넣었따. 이러한 화려함과 특별한 극적 감각을 더해서 대규모 행사성 예배를 재구성한 것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그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출시된, 폴 맥크리시가 지휘한 가브리엘리 콘소트 앤 프레이어즈의 [배네치아의 저녁기도], [베네치아의 부활절 미사], [크리스마스 아침을 위한 루터교 미사]이다. 이 CD들이 선택한 축제적 성격의 예배는 그 당시 매일의 전형적인 예배와 많이 다르겠지만, 이는 분명히 역사적인 재구성에 대한 새로운 시도였다.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