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현재 음악 산업의 상황을 완전히 거꾸로 뒤집은 시나리오를 한번 써보자. 여러분이 CD상점에 갔다고 가정하자. 제일 처음으로 듣게 되는 곡은 1층 전체에 요란하게 울리고 있는 서양 클래식의 어떤 곡이 될 것이다. 우리의 토론을 위해 그 곡을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서곡이라고 하자. 그것이 1등이다. 여러분의 모든 학우들이 그 곡을 알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주요 라디오 방송국은 그 곡을 하루에도 몇 번씩 틀 것이고, 매주 수천 명의 사람들이 그것을 사러 CD상점에 갈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멋져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분이 상점 안쪽으로 더 들어간다면 사람들이 팝 차트, 영화음악, 록 음악들이 비좁게 끼어 있는 방음벽 뒤편의 좁은 공간으로 몰려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반면 재즈와 월드 뮤직을 위한 공간은 상대적으로 넓다. 상점 안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디를 둘러 보고 있는지를 구경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팝 음악 섹션에 있는 세 사람은 머리가 길고 체인이 달린 검은 가죽 옷을 입고 있는 젊은 백인 남자들이다. 재즈 섹션에는 몇몇의 십대 소녀들이 있다. 하지만 손님의 대부분은 여러분과 함께 멘델스존을 사기 위해 줄을 서있을 것이다. 월드 뮤직 섹션은 음반을 다량으로 구입하려는 노동계급 연금 수령자들로 붐비고 있다.
이 시나리오는 내가 아무렇게나 만든 것이다. 하지만 시나리오의 잘못됨이 음악이 얼마나 심히 사회적인지, 또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과 그들이 듣는 서로 다른 음악 장르나 양식이 어떻게 동일시되는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어떻게 CD상점과 같은 상업적인 공간이 음악 사회에 대한 지표나 실험실이 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그런데 여러분은 이렇게 인간 주체를 관찰하고, 질문하고, 통계 분석을 시작 하기 전에 이미 직관적으로 많은 것을 알고 있었따. 여러분이 기대하던 상황은 무엇인가? 많은 양의 음반과 같이 비싼 물건을 살 수 있는 노동계급 연금수령자들이 얼마나 될까? 어떻게 10대 소녀 재즈 팬이 많겠는가? 검은 가죽 옷을 입은 남자들은 헤비메탈 섹션에 있어야 할 것 같지 않은가? 여러분이 내 시나리오에서 나이, 젠더, 계층, 종족과 같은 사회적 유형이 공간 배치와 음악 장르 사이에서 부조화를 보인 것을 풀어보려고 하는 순가 이미 여러분은 인간 개인과 사회적인 집단과 사회적 구조와 음악 사이의 관계들을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음악 사회학이 우선적으로 다루는 부분이다.
음악 사회학
대개 음악 사회학의 주된 초점은 음악이 아니다. 대부분 그 주제는 살아 있는 사람들, 그들이 제도를 통해서나 집단적으로 또는 음악 시장을 거쳐 자신들의 음악 경험을 구성하는 방식, 그리고 음악이 생산되고 연주되고 소비되고 이해되는 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룬다. 그 때문에 연구의 중심은 작곡가와 연주자들이라기보다 청중과 그들의 취향과 그들의 행동이다. 실제로 사회에서는 음악 작품을 작곡하지 않는 사람들이 음악을 작곡하도록 만듦으로, 이들도 연구의 대상이 된다. 후원, 지원 체계, 기업 경영은 음악 사회학의 가장 흔한 주제들이다. 이들은 어떻게 음악의 특정한 유형들이 누구에 의해, 누구를 위해, 왜 장려되는가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밴드나 레코드 회사, 음악원, 오케스트라 같은 음악 단체들 내에서, 또는 그들 사이에서의 집단 동력과 권력관계는 경쟁적인 음악 세계의 냉혹한 현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음악 세계 안에서 종종 청중, 연주자, 교사, 지휘자, 노래작가, 경영자의 관심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음악 사회학 연구의 이러한 모든 주제들은 오늘날의 세계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들이며, 이들이 채택한 연구 방법론들은 연구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중시한다. 인터뷰, 설문, 통계 조사는 음악 사회학자들에게 중요한 연구 수단이다. 음악 사회학자들은 종족음악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태도, 의견, 취향에 대한 증거를 얻기 위해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의 반응을 알아보고 그들을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사회학은 과거 역사를 다룰 수 있다. 음악 사회학도 마찬가지이다. 이 경우에는 사람들의 의견이나 행동에 간접적으로 접근하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사람들의 기억, 편지, 가족의 회고록, 사진, 광고물, 신뭄ㄴ자료, 낡은 여화의 한 장면 등을 통해 자료를 끌어 모은다. 비록 강조점이 좀 달라지기는 하지만 사회학자들이 묻는 질문은 근본적으로 똑같다. 그들은 특정한 종류의 음악을 중심에 놓고 질문한다.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이 음악을 사용했는가? 그것은 얼마나 널리 그리고 어떠한 사회 집단 사이에서 알려졌는가? 그것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기까지 어떠한 과정이 필요했는가? 그것을 인정하거나 폄하한 사람들에게 그것은 무슨 의미인가? 끝으로 그것은 배치와 포장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재창조되어 다른 유형의 청중에게 어떻게 다가가는가?
물론 인과관계가 단지 한쪽 방향인 것은 아니다. 흔히 말하듯이, 만약 개가 그 주인을 닮았다면 주인 역시 자기 개를 닮아야 한다. 그렇다고 음악도 그 음악을 듣는 것으로 그들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그 사회 집단과 닮았는가? 아니면 그것을 처음 만들었던 사람들과 닮았는가? 흔한 은유법을 사용해서 말하자면 음악은 사회구조르,ㄹ 반영하는가 아니면 반사하는가? 음악사회학의 특별한 하나의 갈래는 이 아이디어를 탐구한 독일의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저작을 근간으로 한다. 예를 들어, 그가 쇤베르크의 12음렬을 사용한 음력주의 음악이 전체주의적이라고 한 것은 쇤베르크 음악의 소리에 대해 평가하거나 청중의 반을 조사하고 분석해서 내린 결론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실질적으로 음렬주의 기법이 각각의 피치가 등장해야 하는 순서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곡가의 손을 묶어 놓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발견하고서 그것이 전체주의라고 비평한 것일 뿐이다. 작곡가가 자유롭게 작곡한 것이 아니므로 그 결과가 절대로 자유로운 것일 수 없다. 아도르노는 12음렬이 자신의 사회적 이상과 충돌하기 때문에 예술가가 자발적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 작곡 방식으로서의 음렬주의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다. 물론 자유로운 무조성은 전적으로 다른 문제이다.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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