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자본, 사회적 지위 그리고 정체성
1992년에 나온 리처드 피터슨과 알버트 심쿠스의 사회학 연구는 미국에서 19개의 직업군에 따라 구분된 계층과 음악적 취향 사이의 관계에 대한 자세한 그림을 제공했다. 그 결과를 보면 전문가, 예술가, 관리자 같은 신분 계층의 꼭대기는 확실하게 서양 클래식 음악이 차지했고, 경비원, 수송 근로자, 농부 같은 아래 계층에는 컨트리 음악이 있었다. 각각의 직업군 안에서는 그 선택에 인종적인 측면이 영향을 미쳤으며 젠더는 실제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세계화된 문화에서, 그리고 계층이 없는 것 같아 보이는 사회에서조차 음악의 선호가 여전히 사회적인 정체성과 신분에 따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반 산업에 대해 내가 논의했던 것에 비추어 볼 때 서양 클래식 음악이 경제 자본은 부족하지만 문화 자본은 풍부하다고 말할 수 있따. 프랑스 사회학자인 피에르 부르디외에 따르면, 클래식 음악이 우수함, 세련됨, 권위 같은 아이디어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이 되며 높은 신분 계층임을 나타낸다. 텔레비전 광고는 종종 우리를 압도하거나 더 고급스러운 자동차와 세련된 향수를 사고 싶도록 만들기 위해 이처럼 클래식 음악=고급이라는 등가 대응을 사용한다. 고급 레스토랑 주인들은 사람들이 그 음악 안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뽑아낼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그들에게 맞는 고객을 제대로 끌어들이기 위해 텔레비전 광고와 똑같은 전략을 사용한다. 이것은 내가 앞서 언급한 자체 검열과 관련하여 보다 더 미묘한 사례라고 할 수 있따. 왜냐하면 어떤 사람들은 끌어들이겟지만 다른 사람들은 멀리 가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어느 정도까지는 음악적 취향을 구매해서 특정한 사회적 신분을 살 수 있다. 하나의 티켓이나 한 번의 기부는 문화적 투자가 되고 이 특별한 사회 집단 안에서 그 사람의 지위를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 이상하게도 사회의 위게를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 같은 기관들이 프로그램에 기부자 명단을 인쇄히서 공개한다.
물론 사회적인 지배 집단의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음악을 방어하고 그것을 시장의 요구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예외적인 위치에 있다. 그들은 문화부나 다른 공공 기관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내기도 한다.
피터슨과 심쿠스의 논문 같은 통게적 연구는 음악의 사회적 조직의 양상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제공한다. 하지만 사회적 태도를 한 꺼풀 벗기는 수단으로서 인터뷰나 종족음악학자들이 말하는 참여관랑에 기초한 작은 규모의 연구가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연구자들은 단지 사람들의 관점이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왜 그들이 그러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가를 묻는다. 젊은이들의 문화와 대중 음악에 관해서도 그 연구의 중요한 결론들은 어떻게 주요 음악 전통들이 아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개인 혹은 집단 정체성의 감각으로 굳어졌는가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다. 또한 그들은 서로 다른 집단들 사이에서 음악적 가치가 전용되고 다시 재전용되는 양상과 사회적 실체 위에서 권력이 구축되는 양상도 보여준다. 이제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음악-라이프스타일의 핵심적인 가치가 어떻게 규정되는지 예를 소개하고자 한다. 헤비메탈과 1990년대 클럽 음악인데, 둘 다 음악 소리 외에도 ㅁ낳은 것을 포함하고 있는 음악 전통이다.
인구 통계 연구에 따르면, 거의 전 세계적으로 전형적인 헤비메탈 팬은 남성이고 백인이며 12세에서 22세 사이의 노동자 계급이다. 이 단원을 시작할 때 소개했던 헤비메탈 팬들이 입는다는 유티폼은 히피와 헬스 에이절스 바이커족의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헤비메탈의 위치가 1960년대 젊은 문화에서 두 개의 중심 가닥인 히피와 헬스 에이절스 사이에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헤비메탈은 그 팬들이 공개적으로 인정하듯이 공격적이고 심지어 동성애 혐오적인 남성성을 드러낸다. 그들은 반항적인 힘이 솟구치고, 볼륨이 높고, 기술이 기교적이고, 음향이 뒤틀리는 음악 양식에서 마초 문화의 향수를 찾고자 한다. 많은 록 음악 팬들과 마찬가지로 헤비내탈 팬들은 음악적인 명예를 추구하는 배타주의자이며 엘리트주의자이다. 와인스타인은 헤비메탈이 팝 음악과 디스코가 여성적이거나 여성화되었으며 게이 영향을 받은 형식이라는 경멸적인 비난을 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게다가 헤비메탈은 립싱크를 허용하지 않고 라이브 공연을 강조했으며 클래식 음악의 비르투오소 기교를 차용하기 때문에 그들이 팝 음악을 미리 만들어진 것이고 기술적이거나 음악적인 장점이 없는 진품이 아닌 밴드로 치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고 백인이며 이성애적 남성리나는 하부 문화 자체가 전적으로 근본주의적이거나 배타주의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동조행동과 충성도가 더 중요한 관건이다. 와인스타인은 한 흑인헤비메탈 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러시의 콘서트를 가기에는 너무나 소극적이었지만 용기를 내서 한번 참석한 이후로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말했따.
물론 헤비메탈이 내부적으로 사회적인 관용의 수준이 어떠하든지 간에 헤비메탈의 밖에 있는 사람들은 헤비메탈의 사회적 경계에 대해 너무나 뚜렷하게 느낀다. 사라 손튼은 영국의 200개가 넘는 클럽을 조사해서 비슷한 패턴을 찾아낸다. 클럽에서는 공립학교를 나온 젊은 사람들이 일시적인 정통성을 즐기기 위해 노동자 계층의 악센트와 태도를 흉내 낸다. 전형적인 연령대는 15세에서 24세이다. 대두분의 클럽 회원들은 경제적 의무나 부양할 가족이 없다. 또한 손튼은 꼼꼼하게 규정한 사회적 코드들도 찾아냈다. 클럽 회원들은 강한 배타주의와 그들이 싫어하는 팝 음악이나 디스코 같은 음악의 가치들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다. 심지어 한 클럽 안에서는 사람들을 나누고 자체적으로 선택하는 일도 벌어졌다. 팝을 부르는 여성을 댄스 플로어에서 끌어내고, 무아지경의 집단 춤을 추는 남자들이 그곳을 메웠다. 이들은 음악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섞이지 않았다. 입구를 지키면서 드레스 코드나 행동이 올바른지를 판단하는 기도를 지나가야 하는 것이 제일 먼저 하는 통과 의레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노골적인 인종차벼로가 성차별이 있다. 클럽 입구에서 기도를 보는 흑인들이 종종 흑인 입장불가의 하우스 룰을 시행하는데, 혹시 선호하는 특정한 성의 단체 손님이 입구에 오면 특별히 방침을 바꾸어 들여보내기도 한다.
손튼은 클럽 회원들 사이에 작동하고 있는 두 세트의 대립적인 전략이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하나는 우리가 헤비메탈에서 보았던, 그리고 록, 재즈, 클래식 음악에도 존재하고 있는 라이브 음악의 정통성의 반전이다. 클럽회원들은 그들 머릿속에서 라이브 음악이라는 아이디어를 클럽 경험의 정통적 뿌리인 레코드사운드와 DJ의 기교를 차용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다른 전략은 훨씬 흔한 것인데, 우리와 그들의 대립, 즉 하부 문화와 주류 문화의 대립이다.
그 주류는 종종 음반 산업이 신봉자들에게 퍼뜨린 대중음악의 양상을 보인다. 손튼의 인터뷰 대상자들은 절대로 그것을 시인하지 않았지만, 그것은 그 클럽의 멤버십이 특별하고 멤버 전용인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상업전략이었다. 데노라의 천재와 똑같이, 손튼의 주류도 내부에서 만들어낸 사회적 산물이다. 그렇다고 사회학적 실상이 아닌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진실로 믿기 때문이다. 단지 그 실상을 넓게 본 것이다.
정체성 정치학과 음악과 사회적 신분 사이의 상호작용은 어떤 종류의 음악을 연구하든지 간에 음악 사회학이 다루는 가장 중요한 주제이다. 그리고 종종 음악은 예술과 인문학에서의 학제 간 연구에서 열외로 취급되지만, 사회학적 분석에서는 핵심적이다. 부르디외가 보여준 것처럼 음악은 음식 취향 다음으로 우리가 아는 가장 뿌리 깊은 취향의 종류이다. 우리가 역겨운 음식을 보면 육체적으로 구역질이 나는 것과 동일하게, 싫어하는 음악에 대해서 우리는 거의 육체적으로 반응한다. 음악은 소유하거나 떠나거나 하는 예술형태가 아니다. 그것은 과어 어느 때보다 더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며 우리 삶 속에 침투한다. 사회학은 음악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하는지를 밝히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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